김정규 신임 교장

사천중학교 교장공모에서 최종 임명된 김정규 신임 교장은 30년여 간 교직에 몸담으며 교육민주화와 참교육 실천에 투신해 온 그의 경력들이 말해 주 듯 “즐거운 학교, 큰사람을 만드는 학교, 시대를 앞서가는 학교, 지역민과 함께하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부교재 채택료 거부운동에 중심에 섰던 그는 “과거의 잘못된 교육 관행을 과감히 걷어내고 학생들의 인권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정규 교장의 인터뷰 내용이다.

1. 교장에 임용된 소감은 ?
매우 기쁘다. 한편으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학교 구성원들이 노동조합의 책임자를 지낸 사람을 교장으로 선택한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교육이 변하고 학교가 변해야 한다는 절박하고도 실험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학부모와 지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2. 교장공모제에 지원하게 된 동기는 ?
고정관념과 편견에 벗어나서 학교를 보면 학교장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섣부른 성과주의, 형식적인 학교교육이 교육의 불신을 가져왔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맞춤형 교육을 통한 창조적인 사천중학교를 만들기 위해 공모제에 지원했다. 민주성과 자율성에 바탕을 둔 맞춤형 사천중학교를 만들 것이다.

3. 앞으로 사천중학교를 어떤 학교로 만들 예정인지 ?
참교육은 지금 당장 이루어낼 수 있는 교육은 아니다. 앞으로 새롭게 만들어나가야 할 미래지향적인 이념교육이다. 당연히 공모제 교장으로 참교육을 실현하는 학교를 만들 것이다. 공부하는 학교, 즐거운 학교, 큰사람을 만드는 학교, 학부모가 안심하는 학교, 시대를 앞서가는 학교, 지역민과 함께하는 학교를 만들 것이다. 학생들은 즐겁고, 교사들은 신명나고, 학부모는 보람되고, 지역민은 신뢰하는 학교를 만들어나갈 것이다.

4. 부교재 채택료 거부 운동 등 참교육 실현을 위한 활동을 사천중학교에서도 계속 펼칠 계 획인지 ?
부교재 채택료 거부운동은 우리 교사들의 양심 회복운동이다. 참교육 활동의 극히 작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참교육은 우리 교육의 과거와 현재를 반성적으로 성찰하여 미래에 새롭게 창조해야 할 교육이다. 부교재채택 거부 운동은 과거 교육의 관행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반성적 활동이다. 교육부조리의 요소들은 과감히 걷어낼 것이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과거에만 머무를 수는 없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새로운 학교를 창조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일에 초점을 둘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자유로운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학교를 만들 것이다.

5. 학생들의 인권 문제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
지금 이 순간 인권보다 더 소중한 가치는 없다. 학생들의 인권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관행처럼 지속되어온 비인권적 규정이나 활동들을 구성원들의 토론을 거처 합리적으로 개선할 것이다. 인권을 위협하는 규정 등은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충분한 시간을 가지며 바꾸어나갈 것이고, 교육현장에서 일어나는 비인권적 행위나 활동은 당장 바꿀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요즘 위협받고 있는 교권을 지키기 위해서도 발 벗고 나설 것이다. 교사들이 자신의 철학과 신념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6. 사천지역 교육 현실에 대해 알고 있는지 ?
아직 정확하게 파악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대략적으로는 알고 있다. 상당수의 학생들이 인근 지역으로 빠져나간다고 들었고 학교교육에 대한 불신이 깊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학부모와 지역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학교에 대한 불신을 없애 신뢰를 회복하는 일에 먼저 매달리겠다.

7. 영어몰입식 교육 등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생각은 ?
현 정부의 교육정책 초점은 경쟁이고 자율이다. 교육이 지나치게 경쟁을 내세우면 못난 놈은 설 자리가 없다. 잘나고 못난 놈이 싸울 수밖에 없는 사회는 끔찍하다.
자율만큼 소중한 가치는 없다. 하지만 평등하고 균등한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선 자율은 잠시 유보되어야 한다. 0교시 수업이나 야간자율학습 등은 학생들의 건강권확보를 위해서도 자율을 내세워선 안 된다. 학교를 자율화하고 교과서를 자율화하 하는 것은 옳지만 학생들의 인권과 교사의 교권을 위협하는 사안은 자율화에 신중해야 한다.
세계화시대에 영어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다만 모든 국민들이 모두 영어를 잘해야 한다는 영어몰입교육은 매우 잘못되었다. 외국어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혀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아무리 교육을 해봐도 영어능력이 향상되지 않는 사람이 많다. 이들에게 무조건 영어를 잘하라면 가능한 일인가? 그들은 영어대신, 예술이나 스포츠 또는 다른 무엇에 관심이 있거나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걸 인정해야 하는데 영어몰입교육은 오로지 영어만 잘해야 한다는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8. 오랫동안 교육계에 몸담으면서 본인이 생각하는 교육철학은 ?
나라 잃은 시대와 군부독재를 거치면서 우리 교육은 지시와 명령을 통해 이루어져왔다. 그러다 보니 기계적이고 형식적인 교육을 해왔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민주성과 자율성을 회복하여 기계적이고 형식적인 교육을 물리쳐야 한다. 우리교육은 좀 더 완전하고도 충분하게 자유로워져야 한다.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가 자유롭게 된다면 우리 교육은 획기적으로 바뀔 것이다. 스스로가 주인이 되어 스스로가 판단하고 선택하는 교육이 되었으면 좋겠다.

9. 사천중학교 교직원이나 학부모,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
참교육은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참여와 합의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학부모들의 학교 참여 기회를 대폭 확대하겠다. 학생들과 교사들의 자율성을 보장하겠다. 서로가 믿고 더불어 새로운 사천중학교를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 각자가 지닌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으면 좋겠다. 즐겁고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나갈 테니 모두가 동참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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