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청소년문화센터 남녀직원 5명 동반 사직.. 조치 적절했나

▲ 청소년들에게 성교육과 성상담 역할을 하는 여직원 4명이 성희롱을 이유로 지난 7월1일 일괄 사직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사천시청소년문화센터 남자직원1명도 같은 날 사직했다. 사진은 청소년문화센터 내 경상남도청소년성문화센터 출입문.
청소년들에게 성교육과 성문제 상담 등의 일을 하는 청소년문화센터 소속 성문화팀 여직원 4명이 ‘성희롱’을 이유로 사직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사천시와 청소년문화센터는 “당사자들이 문제가 커지는 걸 원하지 않았기에 공론화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성희롱 피해를 주장하는 여직원들을 일괄 사직처리 한 것이 적절한 조치였는지를 두고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말하는 성문화팀은 정확히 경상남도청소년성문화센터를 일컫는다. 이 센터는 청소년에게 성교육을 통해 올바른 성지식을 제공하고, 건강한 성문화를 만들어가는 전문 청소년 성교육기관이다. 사천시청소년문화센터는 2008년 2월부터 경남도로부터 센터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성희롱 문제가 불거진 것은 지난 6월 하순께다. 팀장부터 계약직 강사까지 모두 여성으로 구성된 성문화팀 직원 4명은 평소 청소년문화센터 내 또 다른 팀장급 남성직원으로부터 성희롱을 받아왔다며, 최진수 센터장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기를 요청했다.

▲ 최근 성희롱 파장으로 직원 5명이 한꺼번에 그만둔 사천시청소년문화센터.
하지만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 당한 남성직원이 "성희롱 사실이 없다"며 강력히 반발하자, 여직원들은 ‘일괄 사직’ 카드로 압박했다. 사천시는 성희롱이 실제 발생했는지 여부를 따지기보다는, 남성직원도 사직시키는 선에서 이번 사안을 마무리하려 했고, 당사자들이 합의했다.

이에 따라 청소년성문화센터 직원 4명과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직원은 지난 7월1일 이후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

당사자들의 합의로 사태는 일단락 했지만 청소년문화센터 직원들 사이에 ‘성희롱 논란’이 일었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더욱이 청소년들의 성교육과 성상담을 맡는 경남청소년성문화센터 내에서 불미스런 일이 불거졌다는 점이 충격이다.

사천시청소년문화센터 최진수 센터장은 이와 관련해 “당시 (성희롱)문제를 제기한 쪽에서 남자직원이 사직하면 더 이상 문제를 제기하지 않기로 해, 억울해 하는 당사자를 설득한 끝에 조용히 넘어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점에 대해선 청소년문화센터를 관리감독 하는 사천시 사회복지과도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 사천시는 청소년문화센터에서 성희롱 논란이 일자 7월5일 사회복지기관 직원과 사천시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성희롱예방교육을 가졌다.
당시 사천시는 이 문제가 불거지자 7월5일, 관내 사회복지기관 직원들을 시청대강당에 불러 성희롱 예방교육을 가진 바 있다.

그럼에도 성희롱 피해를 주장하는 여직원들을,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직원과 일괄 사직처리 한 것이 적절했는지는 살펴볼 일이다. 이와 관련, 당시 이 사건을 지켜봤던 사천시의회 여명순 의원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실 피해자들이 함께 그만둔다는 것은 나로서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래도 당사자들이 그렇게 합의했다니까 어쩔 수 없었다. 다만 여직원들은 두 달 정도 여유를 뒀다가 그만두든지, 아니면 계속 일하든지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성희롱 피해를 주장하는 여직원들의 경우 남성직원과 어느 정도 시간차를 두고 사직처리하기로 한 점이다.

그런데 지난 22일 확인결과 이들 여직원 4명 모두 “그런 이야기를 전달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 성희롱 논란이 일자 사천시와 사천시청소년문화센터는 관계자들을 모두 사직처리 했다. 당사자들끼리 합의했다는 게 그 이유지만 적절한 조치였는지는 따져볼 일이다. 사진은 7월5일 성희롱 예방교육에 참석한 한 여성이 교육내용을 촬영하는 모습.
반면 최진수 센터장은 “당시 두 달 정도 시차를 두고 사직처리 한다는 이야기는 없었다”며 전혀 다른 주장을 폈다. 그러면서 업무공백을 막기 위해 1명의 여직원을 며칠 더 근무시켰으나 이 직원 역시 곧 그만 뒀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누구의 말이 옳은 걸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여명순 의원, 최진수 센터장과 함께 같은 자리에서 머리를 맞댔던 이효수 부시장에게 당시 상황을 물었다.

“여직원들은 두 달 정도 있다가 사직처리를 하든지 하자는 이야기가 있어서 나도 그게 좋겠다고 했다. 그런데도 당사자들이 한사코 이를 거부해서 사직처리 한 것으로 보고받았는데, 그게 아니란 말인가?”

이효수 부시장의 물음에 누가 어떻게 답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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